봄의 시 5편 (조병화,천상병,도종환,김광섭,신달자)

경칩 부근 / 조병화
견디기 어려워, 드디어
겨울이 봄을 토해 낸다
흙에서, 가지에서, 하늘에서
색이 톡톡 터진다
여드름처럼
봄을 위하여/ 천상병
겨울만 되면
나는 언제나
봄을 기다리며 산다
입춘도 지났으니
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
영국의 시인 바이런도
'겨울이 오면
봄이 멀지 않다'고 했는데
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?
봄이 오면 생기가 돋아나고
기운이 찬다
봄이여 빨리 오라
다시 오는 봄/ 도종환
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납니다
살아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
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
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
당신은 가고그리움만 남아서가
아닙니다
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
눈물납니다
봄/ 김광섭
나무에 새싹이 돋는 것을
어떻게 알고
새들은 먼 하늘에서 날아올까
물에 꽃봉오리 진 것을
어떻게 알고
나비는 저승에서 펄펄 날아올까
아가씨 창인 줄은
또 어떻게 알고
고양이는 울타리에서 저렇게 울까
봄 풍경/ 신달자
싹 틀라나
몸 근질근질한 나뭇가지 위로
참새들 자르르 내려앉는다
가려운 곳을 찾지 못해
새들이 무작위로 혀로 핥거나 꾹꾹 눌러 주는데
가지들 시원한지 몸 부르르 떤다
다시 한 패거리 새떼들
소복이 앉아 엥엥거리며
남은 가려운 곳 입질 끝내고는
후드득 날아오른다
만개한 꽃 본다
casabianca
출처 : 영담스님의 이야기 창고
글쓴이 : 빙그레 영담 원글보기
메모 : 봄이 제대로 오고 있겠죠? 봄 시리즈는 계속 됩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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